• 국내 소비자 대다수가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나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은 24%에 불과
• 높은 가격과 기업 신뢰도 문제가 주요 장애요소로 작용
• Z세대는 관심도가 높고, 55세 이상은 실천도가 높은 세대별 특성 보임
한국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인식과 실제 구매 행동 사이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습니다.
코스모닝 보도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87%가 지속가능한 소비를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는 90.7%가 친환경 제품 구매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디지털경제뉴스의 서베이에서도 64%의 소비자가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PwC의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6가지 과제’ 보고서는 이러한 높은 관심도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추가 지불 의사는 제품 가격의 5~10% 수준에 그치며, 73%의 소비자는 가격이 높으면 지속가능한 제품 구매를 포기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왜 이런 괴리가 생기는 걸까요? 물론 사람들은 실제 선택과 상관없이 이미지 관리를 위한 이중성을 갖고 있긴 합니다. SNS의 삶과 실제 삶이 항상 같지는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모든 괴리를 다 사람의 심리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엔 다양한 외부 조건이 결합되기 때문입니다.
괴리를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2023년 친환경제품 및 정책 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비싸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1.5%를 기록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PwC 조사에서도 추가로 지불할 금액은 제품 가격의 5~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가격의 문제는 단순하게 풀 수 없는 차원입니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인지도도 높아지고 판매량도 늘어야 눈에 띄는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무조건 가격을 내린다고 친환경 구매가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랬다면 가격이 싼 제품이 항상 잘 팔렸을테니까요.
가격도 중요하지만 정보 부족도 주요 원인입니다. 어떤 제품이 친환경 제품인지 알기 어렵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많지 않았습니다. 정보와 다양성이 부족한데 단지 환경에 좋다는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친환경 제품은 아무래도 내구성과 같은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들고 기업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도 있습니다.
진심 가득한 브랜드 저널리즘이 해결책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진심 가득한 브랜드 저널리즘입니다. 기업이 진심으로 ‘친환경’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광고 카피에 그치지 않는 구체적 실현 방안을 소비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 제품 사지 마세요] 라는 광고를 내건 파타고니아입니다. 이미 비슷한 의류가 있는 사람은 굳이 자기네 제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로 눈길을 끌었던 이 회사는 2025년까지 석유화학 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나일론 같은 지속가능한 소재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전략은 홍보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참여 활동 내역, 개발 및 관리 과정, 사회적 책임까지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래서 파타고니아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정도라면 소비자도 어느 정도의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친환경 얘기할 때마다 파타고니아 예를 들 수 밖에 없는 것도 글 쓰는 처지에서는 좀 불편합니다. 파타고니아 밖에 없나? 어째 맨날 얘기하는게 파타고니아야, 하는 반문을 들어야 하거든요. 솔직히 친환경을 실천하는 기업이 더 많을 겁니다. 제가 몰라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어떤 일을 홍보할 때 대개는 실천과정은 생략하고 앞 부분만 강조합니다. 우리 회사는 환경을 중요시해서 어떤 인증을 받았고… 이런 것들은 사실 소비자에게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치가 있어야만 움직입니다. 그래서 기업과 브랜드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전에 항상 물어야 합니다.
“이것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가?”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사람들은 소비하고, 후기를 쓰고, 재구매합니다. 소비자의 말과 행동에 괴리감이 사라집니다. 소비자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소비자를 탓하기 전에, 기업이 정말 친환경에 진심이었는가, 진심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질문을 해야 할 때입니다. 소비자의 괴리감은 표리가 다른 일부 기업이 만들어 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