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스포츠와 스토리로 반전을 꾀하는 OTT 서비스

영상 플랫폼 간 생존 투쟁

넷플릭스가 OTT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이후, 2020년대 영상 콘텐츠 시장의 흐름은 그 이전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다. ‘격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중의 기호와 트렌드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중인 것. OTT가 영화, TV, DVD 같은 기존 올드미디어 영상 플랫폼보다는 살짝 앞서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글로벌 톱 OTT 서비스들의 성장세는 이미 정점을 찍었고, 구독자 증가율도 둔화하기 시작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래서 1~2년 전부터 관련 업체들은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으로는 광고 요금제 도입, 계정 공유 금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편수 줄이기(비용 절감) 등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스포츠 중계’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사진 출처: 이데일리

모두가 스포츠 중계에 뛰어드는 이유

보통의 전문가들은 스포츠 라이브 중계의 이점으로 ‘락인 효과’를 거론하곤 한다. 각각의 스포츠 종목은 충성 팬이 많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수의 고정 구독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쿠팡플레이(F1·해외축구)나 티빙(프로야구·UFC·테니스) 같은 국내 OTT 및 업계 후발주자들은 스포츠를 통해서 시장 영향력을 상당 부분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OTT 회사의 전략가·기획자들은 스포츠의 ‘어떤 측면이나 특성’을 보고 과감히 투자에 돌입했을까?
나는 그들이 스포츠의 감정적 순기능·효과를 고려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비즈니스의 바이블 중 하나인 칩 히스, 댄 히스의 [스틱!]에는 대중들에게 소구되는 총 6가지의 메시지 만들기 법칙이 소개된다. →

단순성 / 의외성 / 구체성 / 신뢰성 / 감성 / 스토리

스토리텔링의 힘

이 중 원칙 6 ‘스토리’는 왜 스포츠가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지 설명해 준다.
스포츠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처럼, ‘각본 없는 드라마’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나 최근 열렸던 올림픽에서 우리가 운동 경기를 보며 느끼는 것은 인간 승리, 살아있는 드라마의 진한 희열이다.

보통의 TV 드라마나 영화가 인위적으로 애써서 만드는 기-승-전-결 구조의 서사를 스포츠는 더 생생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기존 서사 콘텐츠의 특성에 더해 현장성, 즉흥성, 예측 불가의 흥미진진함이 배가되는 것이다.
또, 스포츠는 [스틱!]의 스토리 챕터에서 언급하는 착 붙는 세 가지 플롯 중 ‘도전 플롯’(다윗과 골리앗 서사)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장르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객관적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언더독의 반란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고, 우리는 늘 이런 이야기에 열광한다.

구독(수익)으로의 연결

즉, 넷플릭스(WWE), 애플TV+(MLS), 아마존프라임(NFL) 등이 괜히 수백수천 억의 거액을 주고 스포츠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는 것. 업자들은 생중계되는 스토리의 힘에 대해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OTT는 이런 노력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이브러리 콘텐츠에 질려 있던 대중의 구독 의지를 높이고 있다.
사실, 고자극·선정성 위주의 영상이 흘러넘치는 요즘 흐름 속에서 유튜브나 개인 방송에 맞설 최적의 ‘정상 콘텐츠’로도 스포츠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스토리 메시지(콘텐츠)는 시청자, 구독자들의 머릿속에 생생히 구현되어 결국 행동(구독)을 유발하게 만든다.

영상 플랫폼이 대중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앞으로 또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규현
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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