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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제로 클릭이 바꾼 디지털 마케팅 전략

고객의 구매 여정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고객이 직접 검색하고,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제품을 비교하고 구입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AI를 통해 제품을 추천받고, 요약된 정보를 읽은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제품 중에서 특정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피로감, 과장된 후기, 가짜 댓글 같은 정보에 속지 않으려는 경계심, 서로 다른 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귀찮음, AI는 이런 문제를 손쉽게 해결합니다. 심지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신뢰했던 리뷰를 학습해 맞춤형 답변을 제공합니다.

by Ray (MediaBrain VP)

이제 브랜드는 AI 추천 목록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 여정에서 아예 제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퍼널은 무너지고 있다

디지털 퍼널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처음 인식한 순간부터 최종 구매 또는 전환에 이르는 과정, 즉 구매여정을 깔때기(funnel)에 비유한 것입니다. 기본적인 디지털 퍼널은 인지, 흥미, 고려, 구매, 충성도의 다섯 단계로 구성합니다. 예컨대 인지 단계는 깔때기의 맨 윗 부분처럼 넓지만 한 단계씩 내려갈수록 좁아집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디지털 마케팅은 깔때기의 각 단계에 맞게 전략을 세우고 소비자 접점을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AI가 이 중간 단계를 압축하면서, 소비자는 웹사이트 방문이나 광고 클릭 없이도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AI에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나, 로봇청소기 사고 싶은데 요즘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뭔지 조사해줘. 가격 대는 150만원 미만으로 하고 AS가 잘 되는 제품으로 알려줘”

이 질문에 대한 챗지피티4o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5년 현재, 150만 원 이하의 가격대에서 잘 팔리고 A/S가 우수한 로봇청소기를 찾고 계시다면, 다음 세 가지 모델을 추천드립니다.”

이어서 세 가지 모델의 가격과 특징, 장점을 비교해서 보여줍니다(이 내용은 굳이 첨부하지 않습니다).

이 현상을 요즘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제로 클릭(Zero-click)’이라고 부릅니다. 제로 클릭은 소비자가 검색 결과에서 추가 클릭 없이 답을 얻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후에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려면 최종 클릭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 전까지 소비자는 제로 클릭으로 제품을 추천받고, 고르고, 궁금한 점은 더 질문해가며 구입할 상품을 결정합니다. 네, 지금은 약간 과장되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AI가 빛의 속도로 발달하는 요즘 이처럼 제로 클릭 현상이 늘어나게 되면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노출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말 것입니다.

AI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

AI는 광고 문구나 키워드 중심의 SEO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요소를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   풍부하고 명확한 설명형 콘텐츠
•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된 정보
•   외부 전문가나 언론 보도
•   사용자 리뷰와 포럼 기반의 실제 대화

특히, 브랜드가 직접 만든 콘텐츠보다 비브랜드 소스(외부 미디어,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마케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AI 친화적인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블로그, 가이드, FAQ 등을 대화형 문체로 풍부하게 작성합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제품은 이런 내용이 전반적으로 부족합니다. 너무 형식적인 콘텐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문체가 많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어디에나 흔합니다. 그러니 브랜드에 관해 좀 더 깊고 자세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AI에게 많이 질문하고 그 질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심지어 이것도 AI가 해줍니다) 올리면 됩니다.

둘째,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외부 신뢰를 확보해야 합니다. 언론 보도, 전문가 리뷰, 포럼 활동 등 브랜드 채널이 아닌 외부 채널에 콘텐츠가 노출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물론 미리 만들어둔 기자, 전문가, 인플루언서 등의 이메일 리스트를 이용해 AI가 메일을 보내게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이 직접 콘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 부분에 에이전시의 역할이 존재할 수도 있겠군요.

셋째, 성과 지표를 다시 만드세요. 클릭 수나 페이지뷰 대신 AI 추천에 등장하는 빈도나 신뢰 지표를 관리해야 합니다. AI에 브랜드 관련 질문을 던지면서 어떤 대답이 나오는지 확인하세요.

넷째, 빠르게 실험하고, 민첩하게 대응하세요. AI 추천 로직은 빠르게 변화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를 반복하며 학습해야 합니다.

제로 클릭 시대, AI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AI는 소비자 대신 정보를 필터링하고 추천하는 비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소비자가 AI만을 통해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AI 기반 추천이 구매 여정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은 분명한 흐름입니다. 이 변화는 디지털 마케터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변화를 부정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전략을 유연하게 진화시키는 것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가 “우리 브랜드는 AI에게 신뢰받고 있는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레이
김레이https://ailiteracy.io.kr
AI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미디어, 에이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