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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탄 한강 작가의 진짜 힘

노벨문학상에 한강 작가가 선정됐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번쯤은 꿈꿔본 그 ‘노벨문학상’ 말이다. 글쓰기의 끝판왕이자, 세계에서 “너 세계에서 제일 글 잘 씀”이라고 인정해 주는 그 상. 한강 작가는 언어의 장벽을 뚫고, 시대의 감정을 꿰뚫는 글을 써냈고 기어코 그 지점에 오르고야 말았다.

나는 기획자이기 전에,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에세이나 시도 쓰고, 소설도 쓴다. 하지만 꾸준히 쓰진 못한다. 운영하는 브런치에는 글이 드문드문 올라간다. 최근엔 자극을 받고 연재 시리즈를 올리기도 했지만 3회에서 연재가 멈췄다. 퇴근 시간에 짬짬히 쓰던 글은, 어느새 유튜브 쇼츠에 빠져서 등한시되기 일수였다. 그렇다. 이건 글을 쓴다고 하는 사람이, 글이 즐겁다고 하는 사람이 한강 작가를 보고 쓰는 반성문이다.

한강 작가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여러 방면에서 들려온다. 그 중에서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디 에센셜:한강>이란 책에서 한강 작가는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매일 시집과 소설을 한 권씩 읽는다. 문장들의 밀도로 다시 충전되려고.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과 걷기를 하루에 두 시간씩 한다. 다시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게

한강, 디 에센셜:한강, p.346

한강은 재능 있는 작가였다. 그런데도 본인을 밀어붙였다. 그녀는 무엇을 이루려고 그렇게 글쓰기라는 공간에 자신을 가두고 몇 십년을 살아왔을까. 노벨상 경쟁 작가 중 한명인 무라카미 하루키도 매일 같은 루틴을 지킨다고 한다. 매일 4시에 일어나 커피 한잔을 하고, 책상에 앉아 5~6시간 집중해서 글을 쓴다. 하루 200자 원고지 20매를 매일 규칙적으로 쓴다. 이 규칙을 어기지 않고 지켰다. 어떤 글쓰기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글’로 자신을 닦고 닦는 그러한 수행의 과정이 꼭 필요한 셈이다.

시를 무척 잘 쓰는 친구가 있다. 서른 쯤 되었을 때 유명 문학상을 탔다. 그 친구와 대화하다가 “10년 걸렸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목표를 가지고 10년을 정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묻지 않았다. 묻지 않아도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한강 작가도, 하루키도, 그 친구도 하나의 목표를 생각하고, 다잡고, 성과가 나지 않아도 좌절하지 않으며 매일 새롭게 결심해 왔을테니까.

그러한 꾸준함. 단순히 꾸준함으로 이야기하기에 부족한 – 정밀한 꾸준함이 한강 작가에게 결실을 안겨줬다. 우리는 항상 결과와 결실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고독하게 움크리고 혼자서 닦아온 많은 나날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아마 우리의 인생 모두가 그럴 것이다. 지금 나의 글쓰기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성과가 없다고 그냥 덮어둔 건 아닐까?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이라며 좋아하던 글쓰기를 아직 사랑하고 있나?

힘을 숨긴 실눈캐 한강 작가처럼,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아는 그 인내의 시간. 그 순간이 필요한 순간이다.

닥터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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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공상을 현실로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