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링크드인은 자신의 타임라인에 이렇게 한 줄짜리 스몰토크를 남겼습니다.
“Hi, hello, good morning. Mental health is not a luxury. It’s essential.”
이 글은 한국 시간으로 8월 22일 현재 좋아요 11,558개, 댓글 501개, 리포스트 955개를 받았습니다.

링크드인이 이런 스몰토크를 남기는 건 흔한 일입니다. 또 다른 예로, 직장인들이 환호할 만한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Your work does not define your worth.”
그리고 흔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도 했죠.
“Your mental health is worth more than any KPI.”
이러한 스몰토크는 최소 400개에서 많게는 900개가 넘는 댓글을 받았고, 3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공유도 2천 회를 넘겼습니다. 반면, 링크드인이 진지하게 남긴 글에는 댓글 200개 정도, 공유는 두 자릿수, 좋아요는 2천 개 정도에 그쳤습니다. 참고로 링크드인의 구독자는 2,750만 명을 넘습니다.

이미 독자 여러분도 눈치채셨을 겁니다. 기업은 소셜 미디어에서만큼은 스몰토크를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 기업은, 몇몇 젊은 기업을 제외하고는 스몰토크를 잘 활용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스몰토크보다 기업의 메시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SEO 중심의 글쓰기는 좋은 글쓰기의 방법을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무조건 하고 싶은 얘기를 앞쪽에 내세우고, 기승전결도 없이 결론부터 말해야 했으며, 마지막에는 내용을 한 번 더 반복해야만 했죠. 그래도 옛날의 네이버보다는 나아졌습니다. 네이버 검색에 맞춘 글쓰기는 한국어의 문법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말씨를 다 망가뜨렸습니다. 그래서 ‘네이버체’라는 말까지 나왔겠죠.
기업이 스몰토크보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우선하는 문화는 어쩌면 기업 리더들의 의지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거 해서 뭐할 건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라는 질문들은 소비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소셜 활동의 목적을 무력화시킵니다. 하지만 링크드인의 스몰토크에서 보듯, 댓글과 좋아요, 공유 수치는 일반적인 메시지의 2~3배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토크를 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일이 업무의 일부라고 보지 않기 때문일까요? (그러나 대한민국 홍보의 신, 김선태 주무관의 등장 이후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아예 그대로 따라 하는 곳들도 많다고 하네요. 소셜미디어 운영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홍보와 소통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 김 주무관은 정답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왜 여전히 스몰토크를 사용하지 않을까요? 20여 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몇 가지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한국의 기업 문화에는 형식과 틀이 있습니다. 톤앤매너를 맞춰야 하고, 카테고리를 사용해 체계적으로 분류해야 하며,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기업 이미지의 일관성을 흐트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비즈니스 전문 용어와 기업 홍보에 치중한 일관성은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까요?
둘째, 리스크 관리의 문제입니다. 특정한 이슈가 발생하면 폭발적으로 밀려드는 악성 댓글을 두려워합니다. 한국의 기업 문화는 이상하게도 이런 일에는 꼭 책임을 묻습니다. 그러니 문제를 일으킬 것이 두려워, 틀에서 벗어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겁니다. 적어도 형식적인 틀에 갇혀 있는 한, 책임질 일이 생기지 않으니까요.
셋째, 브랜드의 권위 의식입니다. 브랜드는 대단히 가치가 있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브랜드는 기업을 대표하는 상징이기 때문에, 엄숙하고 권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브랜드의 권위 의식으로 이어지면 곤란합니다. 소셜 미디어처럼 캐주얼한 채널에서는, 브랜드가 근엄하고 고고한 상징성보다는 전문성과 공감력을 갖춰야 합니다. 즉,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친밀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이런 수준의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되지,” 라는 생각은 적어도 소셜 미디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전통적 마케팅 전략은 ATL과 BTL로 매체를 나누고, 광고, 보도자료, 언론 채널, 정보성(혹은 홍보성)에 무게를 둔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데 맞춰져 있었습니다. 격식을 갖춘 일관되고 공식적인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려 했던 거죠. 이러한 모습들이 알게 모르게 스몰토크를 방해해왔습니다. 스몰토크는 할 수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 기업의 메시지에도 스몰토크가 필요합니다. 고객과 소통하기를 원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길고 지루한 용어로 회사 이야기를 전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은 즐거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중요한 한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스몰토크의 주어와 대상은 우리(기업)가 아니라 고객(You)이어야 합니다. 왜 그런지 궁금하시다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그러면 알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