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결국 존버할 결심

💭 미브 브레인들의 릴레이 탐구 시리즈. 첫 주제는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를 바라보는 각양각색의 시선을 만나보세요.

1.
아이돌 세계에는 ‘마의 7년’이란 말이 있다. 데뷔 7년 차쯤 최소 한 명 이상 탈퇴하거나 팀이 해체된다는 징크스. 이때가 고비인 까닭은 여러 가지겠지만, 표준 계약서로 정한 전속 계약 만료 기간의 영향이 크다.

뉴스레터를 조사하면서 여기도 그런 징크스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니치한만큼 덕력과 노고가 진하게 묻어나는 탐구 분야, 재기발랄한 콘셉트, 기획과 디테일을 살린 콘텐츠. 삼박자를 고루 갖춘 뉴스레터를 발견한 기쁨도 잠시, 상단마다 휴재 공지가 떠 있었기 때문이다.

휴재를 선언한 시점은
첫 발행 후 대개 2년 내외

좋아서 시작했기에 ‘발행 기간 2년’이라고 명시한 표준 계약서가 있을 리 만무한 개인 창작자들의 뉴스레터는 물론이고 기업에서 운영하던 ‘요기요 디스커버리’, ‘듣똑라 LETTER’ 등도 기약 없는 안녕을 고했다.

운영 종료 또는 휴재를 선언한 개인 창작자/기업 뉴스레터들

2.
2018년 뉴스레터 바람이 다시 불면서 열풍처럼 새 브랜드도 많이 생겨났다. 그런데도 뉴스레터가 지속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위기다. 2022년 미국에선 뉴스레터 붐이 끝났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고.

순수하게 구독자 수, 오픈율, CTA 클릭률 같은 기존 생존 지표가 존속을 결정하는 전부가 아니게 된 것이다. 하나의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 자원과 품은 꽤 드는데, 그만한 보상이나 수익이 즉각 돌아오기 어려운 현실이니까.

그래서 대안으로
본격 수익화를 모색하는 뉴스레터가 늘었다

스티비가 발표한 <2023 이메일 마케팅 트렌드>에 따르면 방안으로 유료 뉴스레터 발행, 외부 광고 집행을 시도한 개인 발행인이 많았다. 정기 발행 방식인 경우 평균 구독료는 6,500원 정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안착한 시사 뉴스레터 ‘뉴닉’은 론칭한 지 3년이 경과했을 무렵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수익 전환에 대한 물음에 뉴닉 김소연 대표는 “사람들의 지갑을 열려면 보상이 기능적이거나 감정적인 면을 충족해야 한다. 뉴스 자체는 기능적으로 작용하기 힘들어 감정적인 면에 방점을 두려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독점 정보라는 말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을 만큼 정보를 얻는 자료처가 넘치는 상황. 뉴스레터가 지속력을 가지려면 맞춤형 정보는 필수고, 브랜드 이미지 등 차별화된 포인트를 발견하는 새 관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대면 강의 프로그램을 개최하거나 제작 콘텐츠를 판매하며 뉴스레터의 확장성을 가늠한 사례도 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경기 침체가 걸림돌이다. 경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미디어 협찬 광고가 줄어든 데다 유료 구독을 정리하며 이탈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으니… 여러모로 뉴스레터 퀄리티가 과금 의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

3.
이쯤 되면 뉴스레터 비즈니스엔 발을 안 들이는 게 답이라는 쪽으로 기울 것이다. 어떤 이는 “밑 빠진 독마냥 돈 안 되는 뉴스레터에 계속 인력을 투입할지, 아니면 수익 사업으로 확장할지 결정할 시점”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생산자 관점에서
발이 차마 떨어지지 않은 이유 또한 분명하다

이메일 자체가 특정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지 않는 몇 없는 독립 공간이라는 것. 각종 콘텐츠 홍수에서 선택받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과장할 필요가 없다. 제작과 운영 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보니 새로운 형식을 실험할 여지도 있고. 그래서 뉴스레터를 가볍게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중간 매체 없이 고객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 피드백으로 전략이나 방향성을 개진할 수 있다. 이는 친밀한 관계를 지향하고 개인 취향을 충족시키는 디지털 콘텐츠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진다. 100명의 열성팬이 1인당 1,000달러를 지불한다는 요즘 환경에서 브랜딩만 잘 되면 구축한 고객 로열티를 기반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끝으로.
한 명의 구독자이자 한때 생산자였던 입장에서 뉴스레터라는 존재가 오래 ‘존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케팅 채널에서 콘텐츠 채널로 반등한 뉴스레터가 또 다가올 파도도 잘 올라타길!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도전 흔적으로 가득한 뉴스레터를 앞으로도 많이 만나길 소망한다.

유민
유민
돌고 돌아 덕질로 귀결된다, 콘텐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