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브 브레인들의 릴레이 탐구 시리즈. 여덟 번째 주제는 ‘우주’입니다. 우주 시대를 누구보다 미리 준비하는 콘텐츠 기획자의 생각을 만나보세요.
SF(Science Fiction) 장르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독창적인 장르입니다. 대중에게는 문학(소설)과 영화, 두 분야에서 특히 많이 소구 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순문학에 비해 저평가 당해왔지만, 최근에 젊은 작가들(김초엽, 천선란, 심너울 등)의 활약과 더불어 장르 문학의 한 축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SF는 현실을 반영한 미래의 모습을 통해서 결국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한한 상상력과 다채로운 비주얼로 표현된 수백, 수천 년 후의 세상을 보며 우리는 세계에 대한 통찰력을 얻습니다.
SF가 그린 미래상이 실제 우리의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백 투 더 퓨쳐>(1985), <매트릭스>(1999) 같은 작품에 나온 기술들의 구현 사례)
그리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SF의 가장 중요한 방법론은 가치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소설과 영화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심 주제·의미를 스토리텔링 합니다. 표면에 외적 사건을 펼쳐 놓고, 서브텍스트로 은근하게 깔아 놓는 식으로요. 하지만 SF는 더 상징적이면서도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우주 공간, 외계 행성 등의 이질적인 시공간 안에서 외려 더 확실하게 인간적인 가치, 이상적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죠. 사실상 SF는 하이테크라는 외피 안에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담고 있는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F는 첨단 기술 문명 속에서 소외되기 쉬운 인간다움의 의미를 끊임없이 환기합니다.

위대한 SF 작품들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런 핵심 가치 때문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그래비티>(2013)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드니 빌뇌브의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찰합니다. 판타지·SF 문학의 거장인 어슐러 K. 르 귄의 [어둠의 왼손](1969)은 종과 성별을 초월한 인류애와 사랑을 다룹니다.
SF는 우리에게 인류가 지향해야 할 모습을 보여주고, 거기에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더 합니다. 가치 스토리텔링을 통한 미래 비전의 제시를 통해, SF 장르는 과학 기술 시대의 인문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SF라는 여과기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체험하며, 종국엔 자기 자신을 알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