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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수험생 마케팅, 정말 효과적일까?

2025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522,670명의 수험생이 인생의 한 챕터를 마치는 날. 그리고 이들을 미래 잠재고객으로 보고 유통업계는 연간 계획 중 하나 크게 방점을 찍은 마케팅을 펼치곤 한다. 그런데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정말 효과적일까? 수험생 입장이 되어보자.

가장 개인적인 동굴을 지나 온 수험생

수험생이 받는 압박은 엄청나다. 남다른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태어난 이상, 누구나 그 압박의 동굴에 들어가야 한다. 사회가 만들었지만, 가장 개인적인 동굴이다. 수능은 그 동굴의 끝이다. 동굴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그 끝으로 달려간다. 달려가다 때로는 넘어지고 기어간다. 그리고 다시 달리는 여정. 여기서 확실히 해야 하는 점은, 수험생 모두 그 동굴 밖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경험해 본 적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책상에 앉아 공부만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루 종일 책을 보고, 인강을 듣고, 문제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약과 억압과 속박, 억눌림은 모두 수능을 향해 있다. 이른바 조건부 제약이다. “수능까지만” “수능볼 때까지만 참자” 현재의 욕망과 소망을 내려놓고, 절치부심한 전국 50만 명.

불안과 욕망이 뒤섞여서 수험생은, 그렇게 상상도 못할 혼란을 겪는다.

할인 티켓이 된 수험생의 수험표

이들이 수능을 마치고 나오면, 수험표는 하나의 훈장이 된다. 그 긴 동굴을 지나 빛을 본다. 모두가 “수고했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목적이 있다. 수험표를 들고 가면 할인이 된다. 백화점도, 식당도, 영화관도, 자동차 딜러사도, 심지어 성형외과도 그렇게 수험생을 유인한다. 이렇게 말하면서.

“너, 이제까지 못했잖아. 고생했어. 자, 이리 와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해 봐. 어서 돈을 써!”

마케팅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그리고 그런 기획을 하는 마케터의 관점에서는 이들을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그야말로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 억압된 수험생들은 실제로 어떤 ‘구매’ 활동을 하게 되고, 신규 고객으로서 반드시 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도 그들의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능의 기분은 어떨까. 다 끝났다고 하는 후련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찜찜함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허탈함도 있을 것이다. 시험을 잘 보고 못 보고의 관점보다는 – 그 동안 긴 동굴 속에서 문제와 씨름했던 그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것이다. 수능의 기분, 수험생의 감정이란 그렇게 복합적이다. 마냥 축제 같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수능날이 지나, 폭풍우 같은 시험 가채점을 하고 나서도 더 지나, 모든 것이 가라앉고 나면 그제서야 진짜 감정이 올라온다. 불안이다.

이제 대학이란 사회를, 수능보다 더 큰 경쟁을,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 성년으로서 첫 발을 내딛어야 한다.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우리나라 분위기에 불안은 더 커진다. 그렇게 우리 사회는 분명 불안을 안고 있는 사회인데, 수능을 마치고 대학을 가게 될, 혹은 재수를 결심한 수험생들에게 그 불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불안을 달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금기처럼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화려한 마케팅과 괴리가 생긴다.

아마 시험을 마무리한 날부터 대학이 결정되고, 대학 입학식을 할 때까지 못했던 여행도 하고 성형을 할 수도 있고, 문화생활도 잔뜩 즐길 것이다. 그건 분명하다. 수험생은 돈이 된다. 하지만 브랜드의 진정성을 전달하려면, 동굴에 있다가 막 밖으로 나온 – 지갑을 열 준비가 된 아이들에게 제품을 바로 파는 것보다, 그들을 위하는 콘텐츠 기획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 기획의 진정성에는 연속성이 처음이자 끝이다. 갑툭튀 전혀 상관없었던 기업과 브랜드보다 수험생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든 크든 무언가를 해온 기업과 브랜드가 인정받기 마련이다. 그런 것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진다.

수능과 재수 영역에서 요즘 크리에이터 미미미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가 인기를 끈 이유는 확실한 타깃과 그 타깃에 대한 연속성 있는 콘텐츠다. 그는 스스로 수능의 실패를 겪었던 사람으로서 – 그 서사가 이미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 진심으로 수험생들의 고생을 이해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런 그가 이번 수능 전날 올렸던 영상 마지막 인사에 어쩌면 마케터도 배워야 할 진정성이 숨어있을지 모른다.

우리 수험생 친구들 수능을 만약에 잘 보면 “아, 이제 나의 꽃이 개화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20대를 그 추진력으로 힘차게 뛰어 나가셨으면 좋겠고, 만약 자신이 원하 성적을 못 거둔다고 해도 “내 꽃이 얼마나 나중에 아름답게 풀려고 지금 이렇게 힘들까”라는 마음으로 잘 견뎌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다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각자 자신을 또 믿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시절에 많은 역경과 고난 이런 것들이 그 순간에 정말 힘들고 상처가 되고 그렇지만 결국 그 시절을 견뎌낸 사람들이 더욱 단단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거 같아요. 저도 뭐 그렇게까지 역경과 고난이 있었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그때 재수로 힘들었던 시절이 지금의 아주 큰 원동력이 되는 거 같습니다. 꼭 이겨내실 거고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닥터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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