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사라지는 것을 위하여

💭 미브 브레인들의 릴레이 탐구 시리즈. 열두 번째 주제는 ‘재발견’입니다. 브레인들이 새롭게 발견한 ‘그것’에 대해 살펴보세요.

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현재 소비 트렌드의 주축인 MZ세대는 자신들의 가치관과 신념에 기반한 경험 소비, 디토 소비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체는 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시대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상품이든 타깃이든, 좁고 깊게 파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저는 이런 집중 기술을 ‘특화’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이 아닌 이상, 무언가에 특화되지 않으면 개인이든 회사든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간인 ‘영화관’에 이 특화 개념을 적용해 보고 싶습니다. 리뷰 카테고리에도 한 번 썼듯이 영화관(극장)은 영화를 관람하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OTT 스트리밍 서비스의 확산으로 집에서도 손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영화관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극장에서의 추억은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텐데요. 최근 원주 아카데미극장, 서울극장, 대한극장 등 명망 높은 지역 영화관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고유한 장소를 재발견할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첫째로, 영화관을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멀티플렉스들이 이미 시도한 방법이기도 한데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전시회, 공연,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 수 있습니다. (ex) 에무시네마 별빛영화제) 영화와 관련된 의상, 소품, 포스터 등을 전시하거나 영화 OST 라이브 공연을 선보일 수도 있겠죠. 특정 관객층에 소구력이 있는 영화감독이나 배우를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 영화관을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건축 자재와 인테리어에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고, 에너지 절감형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관람객들이 재활용 음료수 컵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포장 없는 스낵바를 운영하는 등 자원 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생태계 보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영화관을 세대 간 교류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화 한 편을 주제로 삼아서 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노년층과 젊은 층이 함께 관련 영화(<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은교>, <플랜 75> 등)를 관람하고 나이듦에 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식이죠. 영화를 매개로 한 세대 간 대화와 소통의 장을 엶으로써 세대 통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넷째, 영화관을 지역 문화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 특산물과 공예품 판매 행사를 열어서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지역 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문화 발전에 힘쓸 수도 있겠죠.

이처럼 영화관에 대한 재발견과 새로운 가치 부여는, 단순히 보는 공간을 넘어선 ‘체험의 공간’을 탄생시킵니다. 이를 통해 극장이 영화 관람을 포함한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규현
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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