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그 회사는 왜 세계로 눈을 돌렸을까 < 해외 마케팅 1편>

새 전환점을 모색할 반전 기회

호미, 포대기,
극세사 담요, 돌솥…

이들의 공통점은? 입소문을 타고 뜻밖의 인기를 얻어 자의 반 타의 반 해외 진출 루트를 탄 토종 제품이라는 것. 그리고 넘치는 대체제 탓에 레드 오션이 된 한국 시장에선 필수 고객이 아닌 이상 소비자에게 존재감이 흐려진 것들이다.

국내에서 신선함과 거리가 먼 이 제품들이 재미있게도 외국에서는 충격적인 신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애초에 해외를 겨냥하고 만든 게 아니기에, 현지 고객 입장에선 활용 정보가 부족하고 디자인 등도 최적화돼 있지 않은데 말이다. 대신 그 모든 걸 상쇄할 셀링 포인트만은 확실했다.

기능

해당 문화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던 품목인 데다 품질과 효과마저 남달라 수요가 급증한 것. 그런데 예상치 못한 열풍에 일반 대중은 물론 생산자 또한 ‘이게 갑자기 왜?’라며 반문한다. 2015년 전후 해외에서 반응이 온 호미도 그랬다. 제품을 생산한 영주대장간 석노기 대표는 2018년 중순 아마존에서 주문이 폭주한다는 소식에 막연히 ‘지구의 허파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체로 호미질이라도 하나’ 생각했다고.

다행히 호미는 다음 해인 2019년 아마존 원예 부문 상품 톱 10에 들며 단발성이 아닌 장기 매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저 운 좋은 해피 엔딩일까? 아마존 글로벌 셀링 작업이 이면에 있어 가능한 성과였다. 그 주역인 리딩트러스트 김태경 대표에 따르면 몇 가지 공식이 숨어있다.

하나는 브랜딩이다

아마존 판매 방식은 크게 RA(타 유통사 제품 구매 후 판매되는 방법)와 PL(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등록하고 판매하는 방법)로 나뉘는데, 대부분 PL(Private Label)을 택한다. 김 대표는 여기에 ‘최고 장인이 만든 호미’라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잡아 경쟁력을 배가했다고 말한다.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내는 자 흥하리

이러한 오픈 마켓은 세계인을 우리 고객으로 만들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그래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함에도 여러 걸림돌로 미처 제반 사항을 마련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태반인 탓.

소비재에 한정해 이야기했지만, B2B 대상 제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국내 판매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더라도 시장이 언제 급변할지 알 수 없다. 대체가 절대 불가능한 상품이 아니라면 만약을 대비해 또 다른 활로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규모가 협소한 국내 시장은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분야를 막론하고 경기 침체와 내수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5천만 명보다
80억 명을 대상으로 팔아야
생존율이 높아지지 않겠나”

이럴 땐 먼 이야기 같던 해외 판로 개척이 선제 대응이 될지도 모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보자. 대외 리스크로 수출 쇼크를 피할 순 없었지만,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 4,635개 사로 2022년보다 2.4% 증가했다. 신규 수출 기업도 전년 대비 6% 늘었다.

온라인 수출 중소기업도 8.2% 증가해 4,116개 사인데, 국내 온라인 총 수출액 9억 9천만 달러 중 중소기업 비중만 76.5%에 이른다. 중소기업이 온라인 수출 분야 전체를 선도한다는 건 꽤 유의미한 지표. 게다가 수출국도 다변화되는 중이다.

일부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패인

문제는 이렇게 되기까지 중간에 허들이 많다는 거다. 2019년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이 고된 요인으로 ‘해외 진출 정보 및 기회 미흡’(26.3%)을 가장 호소했는데, 슬프게도 현실은 여전하다.

중견기업이라고 다를까? 수출 아이템을 정해도 정보 부족으로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는 건 같다. 가까스로 진입해 수출 동력을 유지한대도 여간 쉽지 않다.

대다수는
자금력을 원인으로 꼽지만,
결국 전문성 부재가 핵심

품목별 유망 시장을 조사하고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는 노하우가 아쉽다 보니 초반부터 핀트가 어긋날 수밖에… 판로를 구축해도 현지화 작업을 원활히 수행할 인력들로 팀을 구성할 여력도 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인력 문제를 마케팅으로 때우기’.

마케팅은 모름지기
지속적인 작업이 요구된다

특히 해외 마케팅은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꾸준히 노출하며 추이를 살피고 피드백을 반영해야 한다. 문화 감수성, 시장 상황 등이 달라 국내 방식과 문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초기 성과에 조급함을 느껴 기다릴 여유마저 없다.

중소기업도 이를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24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수출 확대를 위해 1순위로 희망하는 정부 과제로 ‘해외 전시회 등 수출 마케팅 지원 확대’(83.3%)를 꼽았다.

그래서 여러 기관이 중소기업의 수출 역량을 육성하고자 지원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개발, 진출 전략 컨설팅, 해외 마케팅 교육, 수출 바우처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돕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2편에 계속

유민
유민
돌고 돌아 덕질로 귀결된다, 콘텐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