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뭐가 다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업 블로그하고 기업 뉴스룸, 뭐가 다른 거야? 해요 체를 해라 체로 바꾼 거 아니에요? 이게 브랜드 저널리즘인가요?
브랜드 저널리즘이 콘텐츠 마케팅의 한 분야로 자리 잡은 지 꽤 되었습니다. 여러 기업들이 브랜드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있지만 브랜드 저널리즘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주 잘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기업 블로그나 뉴스룸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렵고 콘텐츠 역시 미디어에 익숙한 포맷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콘텐츠는 저널리스트의 시각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작 기업의 담당자들은 마케터나 홍보 전문가이고 그 관점에서 콘텐츠를 바라보기 때문에 브랜드 저널리즘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에이전시의 가장 큰 단점은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브랜드를 이해한다는 것
브랜드를 알고 있다는 것과 이해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브랜드는 검색으로 찾아도 되고 회사 홈페이지를 봐도 이게 뭐겠다 하는 감은 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클라이언트 담당자만큼 이해를 할 수는 없습니다. 에이전시는 스킬과 기본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지 전문 지식과 이해도까지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에이전시가 제안하는 내용들이 담당자의 마음에 들기는 참 어렵습니다. 서로 입장이 다르고 보는 관점이 다른 데다가, 에이전시가 브랜드를 이해하기에는 시간과 경험이 모자랍니다.
미디어브레인 부사장으로 저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클라이언트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반드시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희 주요 클라이언트인 SKT 통신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부가 서비스, 개별 브랜드까지 다 사용하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가 주류 회사였을 땐 그 회사 술만 마셨고 가전제품 회사면 그 브랜드 제품을 샀습니다. 식품 회사일 때는 열심히 사 먹었고 금융 회사라면 보험이나 예금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운이 좋게 자동차는 제가 타고 있는 브랜드를 맡게 되었고 – 자동차를 사는 건 좀 쉽지 않습니다 🙂 – 그 브랜드가 스폰서인 배구팀 경기를 보다가 배구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에쓰-오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나 연료도 에쓰-오일만 넣습니다. 그 누구도 저에게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야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디 저만 그렇겠습니까. 실제로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대부분 임원들은 다 이렇게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했다고 해서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최근에는 공구계의 에르메스라고 부르는 HILTI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진행 중입니다. 평소에 공구를 좋아했고 힐티 브랜드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가서 본 힐티 브랜드는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공구계의 에르메스답게 가격도 에르메스하지만 저는 곧 뉴론 해머드릴을 구매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뉴론 해머드릴을 샀다고 해서 뉴론과 힐티 브랜드를 순식간에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브랜드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만큼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일도 아닙니다. 브랜드 자체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해당 산업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파악하려면 글쎄요, 6개월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시간과 돈은 에이전시의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말 영혼을 갈아서 파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브랜드의 앰배서더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마치 챗GPT한테 뭣인 척 해라, 하는 것과 같군요. 요즘은 그러라고 해도 자기는 언어 모델이라서 그렇게 할 수 없고 대신 도움이 되는 정보는 줄 수 있다, 라고 대답합니다)
브랜드 저널리즘 얘기를 하려다가 갑자기 에이전시의 기본 자세 같은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다시 브랜드 저널리즘 얘기로 돌아가시지요.

철저한 조사, 연구로 브랜드 지식 갖춰야
브랜드 저널리즘을 시작할 때 에이전시는 자신이 맡은 브랜드의 스토리 텔러이자 옹호자가 됩니다. 그러나 무조건 브랜드가 좋아요,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해서는 곤란합니다. 그건 광고의 역할이지 브랜드 저널리즘의 역할은 아니니까요. 브랜드의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려면 브랜드의 본질을 철저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해가 있어야 에이전시는 브랜드의 가치와 정체성에 부합하는 내러티브를 만들고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층적인 지식이 없으면 브랜드를 잘못 표현하여 컨펌 단계에서 거절당하고 맙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를 움직이는 핵심 가치, 브랜드의 사명, 그리고 브랜드가 사회에 끼치고자 하는 영향력을 탐구해야 합니다. 시간을 들여 브랜드의 역사, 고유한 포인트, 브랜드가 고수하는 원칙에 대해 공부해야 브랜드를 묘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철저하게 조사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배경, 타겟 고객, 시장 포지셔닝을 연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브랜드와 타깃 오디언스 모두가 공감하는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를 만드는 지식을 갖추게 됩니다.
이런 류의 글을 쓰다 보면 결론이 꼭 하나마나한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성에 비해 실제로 이렇게 실천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클라이언트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충분한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해야 브랜드 저널리즘에 걸맞은 내러티브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 준비가 된 것입니다.

미디어브레인은 19년이라는 사업 업력 동안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었고 새로운 분야의 클라이언트를 맡을 때마다 연구와 조사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디지털 미디어 에이전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다면 미디어브레인이 열쇠를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 꼭 드리겠습니다. (매트릭스의 키메이커…가 됐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