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소셜 미디어의 카테고리란 무엇인가?

소셜 미디어를 기획할 때 별 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꽤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 중 하나가 카테고리입니다. 솔직히 저는 카테고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대부분 기업 미디어는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물론 들어와서 카테고리 별로 꼼꼼하게 보고 가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찾아낸 결과만 확인하고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열심히 나누어도 큰 공이 없으니 크게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었지요. (아이고야, 참. 커머스 사이트들은 카테고리가 엄청 중요합니다. 브랜드나 기업 홍보를 위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를 말씀드리는 거에요.)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이 크게 바뀌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본업인데 콘텐츠를 우아하고 아름답게 정리해두는 것은 콘텐츠 제작자의 의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콘텐츠를 더 잘 보이도록 배치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니까요.

콘텐츠를 항해하는 안내 표지판

카테고리는 성질이 비슷한 부류를 말합니다. 성질이 비슷한 부류를 모아놓는 행동까지도 의미하겠지요.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에서 카테고리는 성질이 비슷한 콘텐츠를 모아놓는 것, 이라고 정의해도 되겠습니다. 문제는 성질이 비슷한, 이라는데 방점이 있다는 거죠. 내용으로 나눌 것인가, 포맷으로 나눌 것인가, 이름은 바로 알아듣게 할 것인가, 약간 비유를 섞을 것인가 항상 논쟁이 많습니다. 게다가 어느 부류에도 속하기 어려운 콘텐츠가 하나, 혹은 여럿 있다면 더 골치 아프죠. 아니 그냥 관리하기 쉽게 대충 나누셔도 된다니까요, 라고 말해도 정작 나누는 사람 처지에서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카테고리의 본질이 비슷한 부류를 나누는 것이라고 할 때, 대체 나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하죠. 독자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배려입니다. 카테고리가 대충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 독자가 눈치채면 독자를 자기가 원하는 정보가 더 있는지 확인하려고 카테고리 속으로 들어갈테지요. 비슷한 것들을 모아 두었으니 거기서 뭔가 보물을 하나 더 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운영하는 처지에서는 트래픽과 지속 시간이 늘어나니까 아유, 감사한 일이고요.

만일 카테고리가 없다면 추가 정보를 더 원하는 독자는 찾기를 포기하고 미디어를 떠날 겁니다. 네, 제가 처음에 했던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겠습니다. 특정 영역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안내하고 독자가 편안하게 원하는 때론 운 좋게 카테고리 안에서 추가 정보를 찾았다면 카테고리를 잘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잘 만드는 일은 중요합니다.

복잡한 콘텐츠 세상의 카테고리를 잘 정의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힘내시자고요!

목적을 중심으로 구성하다

그럼 카테고리를 어떻게 만들까요? 여기에는 왜 이 소셜 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는가 하는 목적이 배어 있어야 합니다.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소셜 미디어라면 브랜드나 서브 상품의 이름에 치중하는 카테고리를 구성하겠지요. 정보를 제공한다면 정보의 종류에 따라 구분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과 기업 홍보까지 모두 제공하는 채널이라면 어떨까요? 아, 네, 모르겠습니다. 너무 어려워요.

카테고리는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여기엔 뭐가 있겠구나, 하는 예상이 가능하도록 말이예요. 따라서 너무 멋진 이름을 쓰려고 애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름답게 작명을 해놔도 그게 무슨 뜻인지 독자가 모른다면, 고생만 하신 거니까요(본인이 좋으시다면야, 그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겠습니다만).

너무 디테일하면 목록이 길어져 디자인이나 관리 면에서 불편합니다. 그러니 유추할 수 있으면서 축약도 가능해야 합니다. 하드웨어 제품과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분하기 위해서 프로덕트와 솔루션으로 구분했다고 합시다. 사실 프로덕트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데 솔루션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앞으로 끌어내세요. 그 기업 고유의 것이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라면 따로 독립시켜도 좋습니다. 제품 중에서도 특별히 노출시켜야 하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카테고리도 분리해야죠. 그 제품을 보러 오는 분들이 있을테니까요.

끊임없이 개선하고 보충하다

게다가 카테고리는 고정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언제나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독자들이 헷갈릴 정도로 크게 변동하진 마세요. 유추가 가능하도록 명확하고 간결하면서도 어느 정도 폭넓은 범위를 유지하는 카테고리는 기본으로 두시고 이슈가 되는 부분들만 넣고 빼기  하셔도 충분합니다.

좋은 카테고리는 독자가 쉽게 이동하면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합니다. 그러니 운영하는 분 관점 보다는 독자 관점에서 만드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세상 다른 일이 다 그렇듯이 카테고리 만드는 것도 정답은 없습니다. 꾸준히 운영하면서 읽기 좋은 미디어로 만들기 위해 애쓰다 보면 아, 이렇게 바꾸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그런데 참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여러분은 운영하는 사이트를 카테고리를 옮겨가며 읽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역할이 역할인지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Ray
Ray
미디어브레인 김형덕 부사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