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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연락에 대한 90년대생의 생각은? : 90’s 인터뷰 #2

멋대로 하는 90년대생? 경기도 오산입니다

MZ세대 인터뷰

M : 업무 준비 마치고 일 시작하는 시간이다. 9시가 출근 시간이면 8시 45~50분 정도에는 도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어 알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출근 시간에 대해 세뇌당하듯 교육받았는데, 그 영향이 크다. 출근 시간 전에 미리 와서 준비하는 게 그때도 옳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옳다고 생각한다.

Z : M님 의견에 동의한다. 5~10분 정도 여유가 있으면 되는 것 같다.

배 : 많은 90년대생이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을 출근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계약서에 업무 준비 시간까지는 없다는 거다.

M :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퇴근 시간에도 그걸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 업무 마무리하는 시간을 따져서 5~10분 늦게 퇴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까? 분명히 정시퇴근 하고 싶을 거다. 아침에 일찍 와서 준비하는 건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니 부당하다고 여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MZ세대 인터뷰

배 : 퇴근 후 업무 연락을 하거나 일을 요청하는 경우는 어떤가?

M : 진짜 급하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일 처리는 안 된다. 상황 전달을 위한 연락까지만 이해할 수 있다. 미디어브레인 문화 자체가 그렇게 정착되어 있는 것 같다. 주말에는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와도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Z : 나는 정말 급하다면 연락, 일 처리 다 할 수 있다. 방송국 근무 경험의 영향이 크다. 업계 특성상 변수가 많다 보니 늘 유동적으로 일해야 했는데, 그 패턴에 익숙해진 것 같다.

배 : M님에게 질문. 만약에 이 일을 처리할 사람이 나밖에 없거나 상대 사정을 보니 딱하다. 그렇다면 업무 처리도 가능할까?

M : 그렇다. 나도 주말에 업무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될 수 있으니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 :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어떤 점이 가장 좋은지, 고충은 없는지 궁금하다.

M : 좋은 점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 것. 열 번 고민하고 못 샀던 걸 세 번 고민하고 살 수 있다. 반대로 대학생 때와는 다르게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 힘들다. 학생일 땐 그냥 학교만 다니면 됐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니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를 자꾸 의심하게 된다.

Z : 맞다. 진짜 그런 건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니 더 답답하다.

M : 그래서 내가 나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도 건강한 고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Z : 나는 매일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게 가끔은 버겁다. 대학생 때처럼 공강일이나 방학이 있는 게 아니니 스스로 컨디션을 잘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또 집과 회사를 오가는 게 전부라 친구들을 만나도 대화할 거리가 없어서 아쉽다. 그래서 요즘은 취미생활을 하려고 노력 중인데, 그래서인지 삶이 더 다채로워졌다.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신분이 변화하면서 생긴 고충을 극복하려다가 의외의 장점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MZ세대 인터뷰

배 : 마지막 질문이다. 요즘 ‘꼰대’에 대해서 말이 많다. 몇몇 기성세대는 자신이 꼰대는 아닌지 걱정하기도 한다. 여러분들은 어떤 사람이 꼰대라고 생각하는가? 반대로 진짜 어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Z :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는 사람,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전에 방송국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같이 일했던 PD 선배님을 보며 찐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방송국 업무는 변수가 많아서 촬영이 지체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럴 땐 모든 스태프가 다 힘들어한다. 그런데 선배님은 화 한 번 내지 않고 배우와 소통하고, 스태프들에게 힘내자면서 음료를 돌리셨다. 만약 나였다면 그분처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M : 꼰대에겐 나이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린 친구들에게도 충분히 배울 점이 있는데, 꼰대는 나이가 어리면 일단 무시하고 본다. 전에 알바했던 가게 사장님께서는 신입 교육을 받는 알바생을 ‘이런 것도 모르냐’면서 심하게 질책하시곤 했다. 일이 처음이니 모르는 게 많은 게 당연한 건데, 이해해보려고 하지도 않고 일단 군기부터 잡으려고 했던 거다. 커리어를 시작하는 시기에 이런 사람을 만나면 쉽게 주눅이 들거나 자신을 불신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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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신입이 많다더니, 역시 온라인 썰은 거르고 봐야 합니다! 케바케 사바사가 진리죠. 혹시 미디어브레인에만 개념을 탑재한 90년대생이 많은 걸까요? 그건 아닌 것 같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대부분의 90년대생이 생각보다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죠.

가끔은 90년대생이라는 존재가 쿨하다 못해 차가워 보입니다. 철없이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사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의 리더급이 신입일 때 그랬던 것처럼, 사회생활이 어렵고 두려운 건 똑같습니다. 그러니 90년대생 팀원 때문에 어금니 꽉 깨문 팀장님들, 참을 인 세 번 그어봅시다! 직장생활이 자꾸만 꼬이는 90년대생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상사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어떨까요? 90년대생이라고 다 이기적이지 않은 것처럼, 윗사람이라고 다 꼰대는 아닐 테니까요.

‘90’s 인터뷰’는,
미디어브레인의 90년대생 신입사원들과 직장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후기 밀레니얼 세대~Z세대 직장인의 생각이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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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0년대생은 정말 회식을 싫어할까?
배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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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광고 배우고 돌 타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