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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은 정말 회식을 싫어할까? : 90’s 인터뷰 #1

*이 콘텐츠는 모든 MZ 세대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반박 시 님 말이 맞음.
*콘텐츠 제작 시 대학내일이 정의한 밀레니얼-Z세대 분류를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했습니다. ‘90년대생’은 MZ 세대 중 전기 밀레니얼 세대를 제외한 나머지를 지칭하며, 사회 초년생을 특정하기 위해 편의상 붙인 이름입니다.

 

요즘 막장 드라마만큼 재미있는 게 무개념 신입 썰입니다. 첫 출근날부터 브이로그를 찍는 직원. 회식 장소를 정하랬더니 재택한다며 본인 집 근처 식당을 예약한 직원. 궁금한 게 있다며 윗사람을 자기 자리로 부르는 직원. 빌런의 종류는 또 왜 이렇게 다양한지, 식상할 틈이 없다니까요.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게 다 ‘신입’이 저지른 일이라니!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나이나 경력을 따지는 것이었던가요?

MZ세대 인터뷰

수많은 무개념 신입 썰을 안주 삼았으니 신입들 말도 들어봐야죠. 얼마 전 두 명의 신입 브레인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90년대생을 두고 자주 언급되는 이슈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90년대생 직장인의 뇌 구조가 궁금하셨다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90년대생에게 ‘일’이란

MZ세대 인터뷰

M : 연봉은 높지만 재미도 감동도 없는 일. 신입의 경험치로는 현 직업이 천성인지 아닌지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다양한 일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젊을 때는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나 싶다. 노년에는 더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Z : 난 반대로 젊을 때 가치 있는 일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가치 있는 일이지만 쥐꼬리 연봉을 골랐다. 직장생활에는 정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출근만 해도 그렇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교통체증과 더위·추위를 견디며 사무실까지 오는 건 누구에게나 고생스럽다. 내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만 한다면, 가치 있는 일에 쓰고 싶다.

배 : 둘 다 MBTI도 같고, 나이대도 비슷한데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신기하다! 나는 커리어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일과 행복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 여러분의 삶에서는 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하다.

Z : 나에게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너무 냉소적인가?😅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고, 자아실현의 수단이라거나 행복의 목적 같은 거창한 이유를 붙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인생에 올바른 순서가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면 취직하고, 결혼과 출산을 하는 것이다. 이 순서에서 벗어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다 보니 사회 초년생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기보다, 사회의 기준에 본인을 맞추기 바쁘다.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M : Z님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사실 나는 아직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일이 행복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일에 관한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기엔 내 나이와 경력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 꾸준히 고민하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MZ세대 인터뷰

M : 유능한 인성 쓰레기가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멘탈 관리를 잘해서 그 사람에게 상처를 안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물론 쉽지 않겠지만, 단 몇 개월만 버티더라도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Z : 나도 차라리 유능한 인성 쓰레기가 더 좋다. 신입사원에게는 대부분의 직원이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윗사람이다. 그래서 인성을 따질 게 아니라 배울 점이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 무엇을 배우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배 : 인성 파탄의 수준이 상상 초월이라면?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그래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Z : (한참 고민하다가) 그 사람이 나에게 일을 잘 가르쳐준다면 미래를 위해서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누가 봐도 일을 잘하는 진짜 능력자여야 한다.

M : (역시 한참 고민하다가) 나도 마찬가지다. 6개월 만이라도 배우고 간다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참을 것 같다. 우리가 아직 그런 사람을 겪어보지 않아서 이런 소리를 하는 건가…?

배 :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유능한 사람일까? 여러분이 생각하는 일 잘하는 사람의 조건이 궁금하다.

M :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사람. 그러니까 센스와 일머리가 있다는 건데, 단순히 학력이 좋은 거랑은 상관없는 것 같다. 또 일 잘한다는 것에는 팀워크 능력도 포함인 것 같다. 회사가 돌아가려면 팀워크가 필요하다.

Z : 맞다.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도 좋아야 한다. 소통이 잘 되면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 처리가 원활해진다. 내가 답답하고 비효율적인 걸 싫어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배 : 두 분은 본인이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 개를 알아차리는 사람인가?

M : 약간…?😂 열 개까지는 아니고, 5개 정도는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Z : 리더님들이 판단해주시는 게 더 정확하겠지만, 3~4개 정도는 알아차리는 사람인 것 같다.

MZ세대 인터뷰

배 : 요즘 90년대생 신입사원들이 책임감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Z : 이 내용은 배리굿님 의견을 먼저 들어보면 좋겠다.

배 : 사실 요즘 세상이 변하는 게 너무 빨라서 단 5년만 갭이 있어도 향유하는 문화가 크게 다르다. 게다가 사람마다 성향 차이도 있으니까 90년대생이 다 그렇다고 보는 건 좀 무리수다.

Z : 맞다. 보통 M세대랑 Z세대를 묶어서 MZ 세대라고 부르는데, 나이 차이는 크지 않더라도 M과 Z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M세대는 범위도 넓어서 전기랑 후기가 또 다르다. M과 Z는 묶어서 볼 게 아니다.

배 : 동의한다. 책임감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자면, 기성세대가 90년대생에게 너무 권한을 안 주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기성세대는 우리가 아직 경험이 적은 데다가 책임감도 없다고 생각하니 쉽고 가벼운 업무만 준다. 반대로 90년대생은 본인이 하는 업무가 중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으니 내 일처럼 생각하기 어렵다. 기성세대는 그걸 보고 역시 요즘 젊은 애들은 책임감이 없다는 생각을 확고히 한다. 이게 반복되는 것 같다.

M : 어느 정도 공감한다. 나서서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보니 가끔은 단순 반복 업무만 할 때도 있다. 물론 신입이라면 당연히 겪는 일일 거다.

Z : 분명히 직장생활 잘하고, 기성세대와도 소통을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가끔은 미디어에서 안 좋은 면만 부각하는 것 같다. 또 다양한 세대가 있는데 굳이 MZ 세대에만 집중하고,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주면서 이리저리 분석하는 게 가끔 이해되지 않는다. 세대 갈등을 조금 더 다양하고 공정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면 좋겠다.

끝나지 않는 논쟁, 회식에 관하여

MZ세대 인터뷰

Z : 회식은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 일단 사무실 밖에서 회사 사람을 만난다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 좀 풀어진 자리에서는 진솔한 모습이 나오기 때문에 상대방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알면 의사소통도 쉬워지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지 않을까?

M : 저녁 회식을 말하는 거라면, 직장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팀워크는 점심을 같이 먹거나 티타임을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식을 통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경우 회식이 아니라 따로 만나 대화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배 : 술 강요를 하거나, 무리해서 달리는 문화가 정착된 회사라면? 이건 너무 답이 정해져 있나😂 대신 전 직원한테 택시비 5만 원씩 쾌척한다고 하자. 그래도 회식을 갈 마음이 있는지?

Z : 그건 무조건 싫다. 다음 날 오전 반차가 허용된다면 좀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특히 술 강요하는 문화는 정말 별로다.

M : 나도 무조건 싫다. 편하게 회식을 즐기고 택시비를 안 받는 게 낫다. 다음 날에도 나는 출근을 해야 하는데, 그 숙취가 5만 원으로 해결될지 의문이다.

배 : 단호박인데? 난 좋은 술 사주시고, 택시비도 주신다고 하면 사실 좀 고민될 것 같다. 물론 법카만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분이 최고긴 한데…

M & Z : 👀💧

‘90’s 인터뷰’는,
미디어브레인의 90년대생 신입사원들과 직장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후기 밀레니얼 세대~Z세대 직장인의 생각이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배리굿
배리굿
글 쓰고 광고 배우고 돌 타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