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

을지로에서, 우리는 이렇게 일합니다 (feat. 벌써 일년)

을지로에서 일하고, 먹고, 쏘다니는 브레인의 이야기

미디어브레인이 을지로 패스트파이브로 사무실을 옮긴 지 어느덧 1년입니다. 한 층을 통째로 쓰던 삼성동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공유 오피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점도 분명히 있었답니다. 을지로 특유의 감성 때문인지 다들 전보다 더 신난 것 같기도 하고요. (응 너만 그래…🤷)

사실 퇴근할 때가 제일 좋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1년이면 리뷰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콘텐츠~ (두둥탁🥁) 지난 1년간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일하고, 먹고 마시며 쏘다녔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돼지로운 패파 생활

※패파 홍보 글 아닙니다…… 맞나?

을지로 시그니처타워

미디어브레인은 패스트파이브(이하 ‘패파’) 을지로점에 있습니다. 패파 매니저님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패파’ 하면 ‘시리얼 무한 제공’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사실 시리얼 말고도 장점이 정말 많은 곳이에요.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 회의실, 복합기

1인실부터 24인실까지 다양한 규모의 미팅룸이 있고, 필요할 때마다 앱으로 예약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복합기/팩스도 당연히 있고, CU 택배도 보낼 수 있어서 좋아요. 삼성동에 있을 땐 전화할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요. 패파엔 폰 부스가 있어서 개인적인 통화를 할 때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 라운지, 창문

사람이 집중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8초밖에 안 된대요. 못 믿으시겠다면, 산 증인이 바로 접니다🙋‍♀️  집중력이 바닥나거나 일하기싫어증이 최대로 날뛰면 라운지로 출동. 가서 쓸데없이 소파에도 앉아보고, 창밖을 보며 멍때리기도 해요. 아니면 아예 라운지에 나와서 일할 때도 있고요. 가끔 패파 제휴 상품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는데, 진짜 괜찮은 것들이 많아요!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 스낵바

패파에서 일해서 좋은 또 한 가지, 다양한 간식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리얼은 기본이고요. (최근 오레오 오즈를 추가한 패파팀에게 박수👏) 저처럼 마실 것 없이 일 못하는 사람에게는 커피, 콤부차, 티백이 무한 제공인 게 큰 메리트죠. 점심시간 이후엔 초콜릿도 제공되고, 9층 라운지에 설치된 간이 편의점(?)에서 과자나 샐러드를 구매할 수도 있어요.

패스트파이브 미디어브레인 사무실 풍경

이사 오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존좋이었다는 게 결론… 아침마다 치르는 엘베 전쟁이 무색할 만큼, 패파의 차양 아래는 풍요롭고 편리하며 돼지롭습니다.🐷

끝이 없는 맛집생활

을지로 맛집 음식 사진

을지로 하면 또 맛집이죠! 여기도 맛집, 저기도 맛집이라 점심시간마다 어딜 갈지 고민입니다. 을지로는 다른 번화가보다 로컬 식당이 많은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오래된 맛집들이고요. 을지면옥, 이남장, 안동장 등 수십 년간 고집스럽게 전통을 이어온 곳들이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한 곳도 찾기 어려운 이런 맛집을 10분만 걸어도 두세 곳은 볼 수 있어요.

을지로 맛집 대련집 음식 사진

패파 건물에서 나와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맛집이 있습니다. 사골 칼국수로 유명한 ‘대련집’이에요! 칼국수도 유명하지만, 수육과 골뱅이무침도 맛있어서 반주할 때도 딱입니다. 한 그릇을 시켜서 둘이 나눠 먹을 수도 있을 만큼 칼국수 양도 혜자급이에요.

을지로 맛집 청와옥 음식 사진

점심시간 시작하자마자 달려가도 웨이팅은 피할 수 없는 곳, ‘청와옥’도 브레인이 좋아하는 맛집 중 하나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거나 해장하고 싶을 때 순댓국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편-안😌 다만 한 숟가락 들자마자 소주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을지로 맛집 전주집 음식 사진

볶음밥으로 마무리까지 똭!

쩝쩝박사는 회식도 맛집에서만 합니다.(단호) 청와옥을 지나 좁은 골목의 가장 안쪽까지 들어가면, 냉동 목살로 유명한 ‘전주집’이 있습니다. 냉목에 소주 한 잔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 날계란 노른자를 얹은 파무침도 별미죠.

을지로 맛집 음식 사진

‘서울 골뱅이 북어구이’는 간단히 2차로 가기 좋은 곳입니다. 계란말이 안주도 좋고, 치킨도 대존맛. ‘청계천휴’에서 바깥 공기를 마시며 시원하게 맥주 한잔하는 것도 괜찮죠! 을지로 술집은 소문난 애주가이신 부사장님께서 꽉 잡고 계시는데요. 말을 잘 들으면 가끔 ‘숙희’ 같은 바에서 맛있는 칵테일도 얻어먹을 수 있어요🍹

별 게 다 있는 산책 생활

을지로3가 청계천 풍경

오래가는 직장생활을 위해 체력 관리는 필수. 미브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득근하는 방법도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걸어서 시청역까지 갔다 오는 도른자들도 있거든요. 물론 걷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을지로에선 그럴 만합니다. 힙지로가 괜히 힙지로가 아니더라고요.

을지로3가 청계천 데프콘

산책하다가 운 좋게 만난 힙둘기 데프콘 님. 이런 날은 로또 사야 합니다. 편의점 브랜드랑 쪼인해서 너튜브 영상 촬영하셨다던데, 미브랑은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

패파 건물 바로 앞에 청계천이 있어서 산책할 때 자주 다니는데요. 청계천에서 이런저런 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 서울빛초롱축제 같은 이벤트도 사무실 문만 나서면 볼 수 있습니다.

을지로 고양이

회사 건물 근처에는 철물, 타일, 조명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은데요. 타이밍이 잘 맞으면 가게 사장님께 밥을 얻어 먹는 고양이들도 만날 수 있어요. 귀엽죠? 나만 고양이 없어…🥲

명동성당 을지로 거리

이유 없이 센치해지는 날엔 발이 닿는 곳마다 눈물 버튼입니다. 을지로 특유의 분위기도 한몫하죠. 뷰 맛집인 명동 성당부터 길에 널린 사이니지까지 EMO스럽지 않은 곳이 없어요. 괜히 울적한 날, 을지로에서 저녁 산책은 피하도록 합시다. 간판 따위가 날 울리는 이 동네, 맛집만 없었으면 제대로 손 봐줬다…👊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 창 밖 풍경

지난 1년을 정리하고 보니 나름대로 등 따습고 배부르게 지냈군요. 을지로에 정을 붙여서인지는 몰라도, 미디어브레인과 을지로가 닮은 것 같습니다. 빠름과 여유로움, 오래됨과 새로움 같은 상반되는 것이 공존하거든요.

이처럼 상반된 것을 잘 융화한 덕에 을지로가 사랑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 공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포용해 을지로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냈으니까요. 높은 빌딩과 허름한 가게, 젊은이와 어르신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생소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소함 덕분에 ‘아, 원래 사람 사는 게 이렇게 다양했었지’를 깨닫습니다.

을지로 을지맥옥 전주집 골목

빠르고 새로운 것이 추앙받는 시대지만, 그럼에도 진짜 가치 있는 것을 꿰뚫어보고 소화하는 미디어브레인이 되어야겠습니다. ‘미디어브레인다운’ 것이 누군가에게 통찰과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아- 여름이었다…

을지로에서 일하고, 먹고, 사부작사부작 쏘다니는 이야기, 다음에 또 전해드릴게요. Ciao!👋

배리굿
배리굿
글 쓰고 광고 배우고 돌 타며 삽니다.